숨은 생명체 관찰

1편. 다카하시 자포니카란 무엇인가? 도심 가로수를 침묵 속에서 죽이는 해충의 정체

생물기록가 애나 2025. 8. 2. 08:30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서울과 수도권의 가로수, 특히 느티나무를 위협하는 외래 해충이다.

이름도 낯설고 눈에도 잘 띄지 않지만, 이 작은 곤충은 조용히 도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그 정체와 생태적 위험성을 파헤쳐본다.

 

줄솜깍지벌레(Takahashia japonica) 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깍지벌레과 곤충으로,
몸 전체에 솜털과 줄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학명은 Takahashia japonica로 표기된다.

 

다카하시 자포니카란 무엇인가?
나무에 숨어있는 생명, 그러나 해충..

1. 작은 점 하나가 도시 숲을 망가뜨린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카하시 자포니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연구소에선 줄여서 “T. 자포니카”라고 부르기도 하죠.

그런데 이 곤충, 생긴 건 작디작은 점처럼 생겼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요즘 서울이나 경기 지역에서 도심의 느티나무들이 이상하게 시들고, 잎이 마르더니 급기야 베어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단순한 병해충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고, 피해 지역이 너무 광범위합니다.
조사를 해보면 공통된 원인이 하나 보이죠.

 

바로 다카하시 자포니카입니다.

 

2. 다카하시 자포니카의 정체

 

▷ 분류 정보

  • 학명: Takahashia japonica
  • 분류: 곤충강 > 매미목 > 깍지벌레과
  • 원산지: 아시아(중국, 일본 등지)
  • 국내 유입 시점: 2015년 전후 추정

이 곤충은 깍지벌레의 일종으로, 나무의 줄기와 잎에 달라붙어 수액을 흡수하면서 영양을 빼앗는 기생 해충입니다.

성충은 주로 흰색 또는 회색을 띠고, 육안으로는 작은 점처럼 보이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나무에 달라붙으면 움직이지 않고 서식하며, 몸에서 끈적한 분비물을 내뿜는데 이 분비물은
곰팡이나 다른 병원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다카하시 자포니카 한 마리의 침입이 다른 병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3. 도시 생태계에서의 번식과 확산

 

이 해충은 '도시형 곤충'으로 불릴 만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즉, 시골이나 숲보다 오히려 도심에서 더 잘 살아남고 번식한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번식 유리 요인 설명
천적 부재 국내에는 이 곤충을 잡아먹는 천적이 거의 없음
도시 기온 상승 열섬현상으로 도심은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함
단일 수종 식재 느티나무, 회화나무 위주로만 가로수가 구성되어 있어 확산 쉬움

출처: 국립산림과학원 「도시 외래 해충 확산 분석 보고서, 2024」

 

도심은 사람에게만 편한 공간이 아니라, 이 작은 해충에게도 이상적인 번식지라는 겁니다.

 

4.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일반 시민이 이 곤충을 알아채는 건 솔직히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징후'는 조기 발견의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 나뭇잎 가장자리에 작은 하얀 점이 모여 있는 경우
  • 줄기 표면이 끈적거리거나 반짝이는 느낌
  • 나무 전체가 시들기 시작하며 가지 끝부터 마름

특히 봄~여름 사이에 이런 현상이 보인다면
가로수에 다카하시 자포니카가 붙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5. 다카하시 자포니카, 단순한 해충을 넘어서

 

이 곤충의 무서운 점은 ‘눈에 띄지 않는’ 피해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나무가 서서히 죽는 걸 자연스러운 생명 주기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도시의 생태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는 사인일 수 있죠.

특히 하나의 나무에 수백 마리 이상이 서식하는 경우도 흔하며, 한 해 동안 수천 그루의 가로수가 고사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시 전체 가로수 중 약 2.8%가 다카하시 자포니카로 인해 고사했으며,

피해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6.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

 

현재로선 이 해충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지자체마다 상이하며, 일관된 관리 체계는 없습니다.
서울시 일부 구청에서는 겨울철 가지치기와 예찰 활동을 진행 중이나,

전체 도심 가로수 규모를 고려할 때 대응 인력과 기술 모두 부족한 실정입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 방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해충은 숲에만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외래 해충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단지 나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시의 건강, 시민의 생활환경, 기후 변화 대응까지 연결된 이슈입니다.
지금 우리가 조기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도심의 나무 그늘은 사라지고, 도시는 더 뜨겁고 삭막한 곳이 될지도 모릅니다.

작지만 강력한 생물, 다카하시 자포니카.
이제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할 때입니다.


 

[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2. 다카하시 자포니카, 느티나무를 쓰러뜨리는 조용한 침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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