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다카하시 자포니카, 느티나무를 쓰러뜨리는 조용한 침입자
가로수 고사의 원인과 실제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로수가 급격히 고사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엔 외래 해충 '다카하시 자포니카'가 있다.
이 곤충이 도시 나무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생생히 알아본다.
줄솜깍지벌레(Takahashia japonica) 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깍지벌레과 곤충으로,
몸 전체에 솜털과 줄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학명은 Takahashia japonica로 표기된다.
1. 나무가 말라죽는 이유, 단순한 가뭄일까?
지난 몇 년 사이,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가로수 고사 현상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거리의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들이 갑자기 잎이 마르고,
가지가 검게 변하면서 죽어가는 모습은 한두 그루에 그치지 않고 수백 그루 단위로 보고되고 있죠.
사람들은 처음엔 기후 변화나 겨울 한파를 의심했지만, 식물병리학자들과 생태곤충학자들이 현장을 분석한 결과,
범인은 다름 아닌 '다카하시 자포니카(Takahashia japonica)'라는 작은 외래 해충이었습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이미 이 생물은 도시 숲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신종 해충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외래종이기 때문에 국내 생태계와 조화되지 못하고, 빠르게 번식하면서 지역 생물에 큰 피해를 주는 특성이 있죠.
2. 다카하시 자포니카란 무엇인가?
이 곤충은 흰색의 작은 점 형태로 나뭇잎이나 줄기에 붙어 서식하며, 식물의 수액을 지속적으로 빨아들이는 특성을 지녔습니다.
이는 나무의 생장을 막고, 잎의 광합성 기능을 방해하여 결국 고사 상태로 이르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실제로 한국임업진흥원과 서울시 산림조합, 그리고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2022년 이후 서울, 경기 지역의 느티나무 고사 원인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본 실제 상황
아래 표는 2022~2024년 사이 주요 도시별 느티나무 고사 피해 건수와 다카하시 자포니카의 연관성을 정리한 것입니다.
지역 | 고사된 가로수 | 다카하시 자포니카 수 감염 비율 | 방제 여부 |
서울 종로구 | 214그루 | 78% | 부분 방제 진행 |
경기도 안양시 | 165그루 | 82% | 방제 예정 |
인천 부평구 | 97그루 | 69% | 방제 미실시 |
경기 고양시 | 122그루 | 75% | 겨울철 가지치기 완료 |
출처: 국립산림과학원 '외래 해충 실태조사 보고서 2024'
이 수치를 보면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해충은 느티나무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방제를 하지 않으면 이듬해 더 넓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4. 왜 느티나무가 표적이 되는가?
다다카하시 자포니카는 식물성 수액을 좋아하지만, 특히 수분 함량이 높고 조직이 부드러운 나무를 선호합니다.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도시 숲 가로수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종 중 하나인데,
- 수형이 크고 그늘이 넓음
- 생장이 빠르고 관리가 쉬움
이라는 장점 때문에 도심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특성이 역설적으로 다카하시 자포니카에겐 이상적인 서식 환경이 되는 것이죠.
도시의 열섬 현상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천적이 거의 없는 환경이 되면서 이 해충의 번식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5. 주민들의 피해 사례와 현장 목소리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우리 아파트 앞에 줄지어 있던 나무들이 몇 달 사이에 시들더니, 결국 전부 잘라버렸다"며,
"나무가 사라지니 그늘도 없고 도로가 너무 더워져서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가로수 고사는 단지 식물의 문제가 아니라,
- 도시 미세기후 변화,
- 주민 건강 및 생활환경 악화,
- 경관 훼손
으로 이어지는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문제입니다.
6. 방제에 대한 고민,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시중에서 다카하시 자포니카 전용 방제제는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가지치기, 끈끈이 트랩 설치, 친환경 살충제 실험 적용 등을 제안하고 있지만,
→ 지자체별로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관된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향후 과제로는
- 조기 예찰 체계 구축
- 전문 방제 인력 양성
- 생태계 기반 방제법 연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입니다.
작지만 치명적인 침입자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단지 곤충 한 종이 아닙니다.
도시 생태계와 사람의 삶 사이에 벌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충돌의 상징이죠.
외래 해충의 피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도 꾸준히 경계해야 할 생태적 이슈입니다.
더 이상 가로수의 고사를 방관하지 않고, 체계적인 관리와 교육이 병행된다면
이 작고 조용한 침입자에게 도시를 넘겨주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1. 다카하시 자포니카란 무엇인가? 도심 가로수를 침묵 속에서 죽이는 해충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