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생명체 관찰

5편. 외래 해충이 도시를 무너뜨릴 때: 생태계 붕괴와 시민의 역할

생물기록가 애나 2025. 8. 4. 06:30

외래 해충이 도시를 무너뜨릴 때: 생태계 붕괴와 시민의 역할

다카하시 자포니카 같은 외래 해충은 단순한 나무 병충해가 아니다.

도시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생활환경과 기후에도 영향을 준다.

문제의 구조를 이해하고, 시민의 역할까지 함께 모색해보자.

 

줄솜깍지벌레(Takahashia japonica) 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깍지벌레과 곤충으로,
몸 전체에 솜털과 줄무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학명은 Takahashia japonica로 표기된다.

다카하시 자포니카, 도시 생태계를 위협한다.
생태계 붕괴와 시민의 역할

 

나무 한 그루가 사라질 때, 도시는 무엇을 잃는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도심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로수 고사 현상이 심각하게 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할 수 있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외래 해충이 있다.
특히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한 마리가 수백 마리로 증식하고,
한 나무가 고사하면 그 옆 나무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단순히 녹음(그늘)을 잃는 것이 아니다.
그늘이 사라지면, 도로 표면 온도가 상승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며,
야생조류의 서식지가 파괴된다.

도시 생태계는 하나의 유기적 연결망이다.
하나의 해충이 '열쇠 생물(Key species)'를 무너뜨리면, 도시 전체가 서서히 병들기 시작한다.


생태계 붕괴의 도미노 효과

요소 직접 영향 간접 영향
가로수 고사 그늘 소실, 대기 정화력 감소 열섬현상, 교통 안전 저하
새 서식지 파괴 조류 다양성 감소 해충 증가, 식물 종 다양성 붕괴
외래 해충 확산 나무 고사 확대 지역 생물군 변화, 생태 불균형

출처: 서울환경연구원 「도시 생태계 영향 분석 보고서, 2024」

 

실제로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2023년 여름,
다다카하시 자포니카로 인해 30여 그루의 느티나무가 고사했다.
그 이듬해엔 인근 야생참새 개체수가 40% 감소했고,
같은 지역의 미세먼지 측정값은 평균 15% 상승했다는 결과가 있다.


외래 해충과 기후 변화의 공통점

외래 해충이 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될까?
그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 겨울 기온 상승 → 해충의 동면률 감소, 월동률 증가
  • 여름 기간 연장 → 번식 주기 증가
  • 도시 온도 상승 → 생존 가능 지역 확대

즉, 도시가 외래종의 천국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다카하시 자포니카뿐 아니라,
미국선녀벌레, 솔잎혹파리, 갈색날개매미충 등 다양한 외래종의 공통된 특징이다.


시민의 역할: 전문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래종 방제는 지자체나 연구기관이 전담하는 일이지만,
초기 확산을 막는 데는 시민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다.

▷ 시민이 할 수 있는 일

  • 이상 증상 발견 시 신고하기 (예: 나무에 하얀 점, 끈끈이 분비물)
  • 가로수 가지에 붙은 해충을 직접 제거하거나 기록
  • SNS, 커뮤니티에 외래종 정보 공유하기
  • 아파트 단지 내 수목 관찰 체크리스트 만들기
  • 정원용 식물 구매 시 외래 해충 부착 여부 확인

이런 작은 행동이
초기 감지 → 조기 방제 → 피해 최소화로 이어질 수 있다.


외래종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이제는 더 이상 "해충은 산속에만 있다"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는 도심 한복판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적응하는 외래종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다.

선제적 예찰, 시민 교육, 도시 설계 개선이 하나로 연결될 때
비로소 도시 생태계는 회복될 수 있다.

 


생태계 붕괴는 먼 미래가 아니다

다카하시 자포니카는 단지 곤충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무방비 상태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도시 생태계는
별도의 '환경 보존 구역'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숨 쉬고 걷고 생활하는 그 공간 자체다.

이제부터는 전문가가 아닌 모든 시민이 생태 감시자이자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