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바다유리새우(Pasiphaea)의 식탁: 투명한 사냥꾼의 비밀 전략
바다유리새우(Pasiphaea)의 식탁: 투명한 사냥꾼의 비밀 전략
바다유리새우(Pasiphaea spp.)는 작은 몸과 투명성을 무기로 바다 속 먹이 사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글에서는 바다유리새우가 주로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사냥하는지,
그리고 서식 환경에 따라 사냥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전문가 시선에서 깊이 분석한다.
바다유리새우의 몸은 작지만, 먹이 선택과 사냥 전략만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심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신체 구조와 환경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다.
특히 투명성은 사냥에 접근할 때 결정적인 장점이 된다.
주요 먹이 구성
바다유리새우의 식단은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이다.
그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먹이가 비중을 차지한다.
- 요각류(Copepods): 바다 먹이사슬의 핵심 구성원
- 어류 알과 유생: 부유하는 알이나 초기 단계의 치어
- 작은 갑각류 유생: 크릴, 새우류의 어린 개체
- 해양 벌레류 유생: 다모류(갯지렁이류) 등
이들은 사냥감의 크기에 따라 유영 속도를 조절하고,
필요할 경우 짧은 '돌진'으로 먹이를 붙잡는다.
사냥 방식의 기본 원리
바다유리새우의 사냥은 '조용한 접근' + '짧은 속도 폭발'로 요약된다.
먼저, 긴 더듬이를 이용해 수 cm 앞의 먹이를 감지한다.
그다음, 다리와 꼬리 지느러미를 최소한만 움직이며 서서히 다가간다.
마지막 순간에 흉다리(앞다리)를 빠르게 뻗어 먹이를 붙잡는다.
서식지에 따른 사냥 변화
- 표층 근처(밤): 빛이 약간 있는 환경에서, 먹이는 주로 부유성 알과 유생
→ 시각 대신 촉각 의존, 유영 속도는 느림 - 중층~심해(낮):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요각류·작은 갑각류 중심
→ 더듬이 사용 빈도 증가, 방향 전환 잦음
이처럼 바다유리새우는 환경 조건에 맞춰 사냥 리듬과 감각 사용 비중을 바꾼다.
포획 도구로서의 흉다리
바다유리새우의 흉다리는 길고 유연하며,
앞마디에 미세한 털과 갈고리가 있다.
이 구조 덕분에 미끄러운 먹이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
또한 양쪽 흉다리를 동시에 사용해,
한쪽이 놓쳐도 다른 쪽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성공률을 높인다.
에너지 전략
심해 생물에게 사냥은 에너지 투자와 수익의 균형이 중요하다.
바다유리새우는 짧은 폭발적 움직임으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다.
장시간 추격전은 피하고, 먹이를 잡지 못하면 곧바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해
다른 기회를 찾는다.
사냥 실패와 회피 행동
사냥 중에도 바다유리새우는 자신이 사냥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먹이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우면 즉시 꼬리를 강하게 쳐
뒤로 튀어나가는 '후진 도약' 을 한다.
먹이 사슬 속 위치
바다유리새우는 상위 포식자가 아니지만,
중간 소비자로서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들의 사냥은 어류, 오징어, 대형 갑각류의 먹잇감 공급에도 기여한다.
이렇게 보면, 바다유리새우는 바다 생태계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다음 편에서는 바다유리새우의 천적과 생존 전략을 다뤄,
이 작은 갑각류가 어떻게 바다 속 포식자들 사이를 헤쳐 나가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