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곧 퇴사를 앞두고 있다.
생각보다 이 시기는 마음이 복잡하다.
시간은 넉넉해질 것 같은데,
그 시간만큼 빠져나가는 대출 원금과 이자 금액은 무섭도록 정확하다.
처음엔 불안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답답했고,
약을 먹어도 공황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교회 안에서도 증상은 이어졌고,
그런 나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이토록 나약하고, 믿음 없는 내가 싫었다.
그렇게 자책과 불안 속에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나는 주님께 조심스레 물었다.
“주님… 너무 힘들어요.
근데 돈이 없어요.
그만두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 질문에 주님은 완벽한 계산 대신,
이 말씀을 들려주셨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 아시느니라.”
(마태복음 6:31~32)
수백 번 들었던 말씀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먹고사는 문제, 대출과 지출 앞에 선 나에게
이 말씀은 너무 이상적으로 보였지만,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진심은 더 명확했다.
“나는 네 필요를 알고 있고,
네 내일을 책임질 수 있는 아버지다.”
나는 퇴사 이후의 시간이 막막하지만
그 시간도 하나님이 입히시고 채우실 시간이라고 믿기로 했다.
나의 호흡을 주관하시고,
나를 창세 전부터 구원하기로 작정하신 그 주님을
믿고, 담대히 나아가기로 했다.
주님은 내가 현실을 외면하길 바라시는 분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현실 앞에서
믿음을 보이길 원하시는 분이셨다.
직장을 그만두는 게 무모함이 아니라
나를 더 맡기는 훈련이 될 수 있다면,
그건 오히려 축복이다.
이제는 조금 덜 계산하고,
조금 더 말씀을 바라보려 한다.
주님,
제 손으로 모든 걸 계산하려 할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고,
갖가지 육신과 정신의 고통이 몰려옵니다.하지만 “염려하지 말라” 하신 주님의 말씀이
오늘 저의 호흡이 되게 해주세요.계산이 아닌 믿음으로,
내일이 아닌 오늘로
한 걸음 걷게 해주세요.
혹시 지금,
생활비, 대출, 진로, 시간...
무언가가 당신을 짓누르고 있나요?
주님은 계산표를 들고 계신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양을 먹이시고, 백합화를 입히시는 분입니다.
그분의 손 아래,
당신도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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