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결단했다.
감정이 앞선 결정이 아니라,
기도로 씨름하고 말씀 앞에서 무릎 꿇은 끝에 드린 순종이었다.
나를 감당하기 어려운 하루들이 반복되었고,
내가 살아있는 것도 은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거운 날들 속에서
하나님은 예상보다 빠르게 응답하셨다.
지금 나는 퇴사를 앞두고 있으며,
이 선택이 ‘내 일’이 아니라
‘주의 일’을 향한 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다.
8월 말, 퇴사를 앞두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잡힌 일정이다.
그리고 이건 분명히,
내가 눈물로 기도했던 바로 그 응답이었다.
(역시… 주님은 너무 빠르시다 ㅎㅎ)
사실 퇴사는 하고 싶었다.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런데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지출',
그리고 신랑이 홀로 짊어져야 할 '수입'의 무게가
그냥 나를 다시 자리에 묶어뒀다.
“이건 내 감정 탓이야”,
“나는 책임감이 약한 사람이야…”
그런 자책과 의지박약에 대한 자기비난으로
나는 하루하루를 눌러가며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공황은 예고도 없이 내 삶을 통째로 덮쳤다.
몸이 붕 떴다가 내려앉는 느낌,
아스팔트길을 걷는 게 아니라
그 위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걷지 않으면
세상이 날 삼킬 것만 같았다.
그렇게 버티며 기도했다.
기도라기보다는…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주님… 너무 힘들어요.
이대로는 진짜 무너질 것 같아요.”
그때 떠오른 말씀이 있었다.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마태복음 15:27)
그 여인의 고백처럼
나는 부스러기 은혜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주님께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결단했다.
“퇴사, 하자.
주님이 함께 하신다면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주님,
저는 아직도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순종을 원합니다.
저의 결정이 주님 앞에서 바르게 쓰이도록
걸음을 이끌어주세요.
혹시 지금
현실 앞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계신가요?
저도 그렇습니다.
아직 흔들립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 앞에서 드린 결단 하나가
내 인생을 다시 주님께 드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두려움을 없앤 다음 시작되는 게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 순종할 때 시작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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